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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 하락 9,300 에서 6,500까지. 거품 붕괴일까 성장 전 조정일까


최근 코스피 하락폭이 심상치 않습니다. 7월 중순 9,300대까지 올랐던 지수가 한 달도 안 돼 지금은 6,500선까지 내려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코스피 하락은 '거품이 완전히 꺼지는 것'이라기보다 '급하게 오른 만큼 급하게 되돌아가는 조정'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google finance 에서 코스피를 검색해서 1달치 차트를 가져와봤습니다.



코스피, 왜 이렇게까지 올랐었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5,000은 대통령 선거 공약 수준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1월에 5,000을 넘더니, 반년 만에 9,000대까지 뚫고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지수가 두 배 가까이 오른 데는 크게 네 가지 이유가 겹쳐 있었습니다.



첫째, AI·반도체 슈퍼사이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여기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코스피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이 두 종목이 오르면 지수 전체가 같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증가분 대부분이 반도체 관련주에서 나왔습니다.


둘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입니다. 

연초 정치적 혼란이 정리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투자 심리가 살아났습니다. 여기에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같은 '친주식' 정책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저평가돼 있던 한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명분이 생겼습니다. 이른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이 흐름을 뒷받침했습니다.


셋째, 국민연금의 존재감입니다. 

국민연금이 앞으로 몇 년간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연기금이 계속 사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깔렸습니다. 이런 기대는 지수가 오르는 동안에는 든든한 안전판처럼 작용했습니다.


넷째, 레버리지 ETF발 자금 쏠림입니다.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가 새로 나오면서, 지수가 1% 오를 때 수익률이 2배로 뛰는 상품에 개인 자금이 몰렸습니다. 이 자금이 다시 두 종목의 주가를 밀어 올리고, 오른 주가가 다시 지수를 밀어 올리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면서 상승 속도가 더 가팔라 졌었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나중에 그대로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코스피 하락, 진짜 이유는 뭘까


지수가 꺾인 것도 한 가지 사건 때문이 아니라, 아래 다섯 가지가 시차를 두고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습니다.



1) 반기 말 리밸런싱 매물 

7월 첫 거래일부터 외국인들이 며칠째 순매도를 이어갔습니다. 반기 결산 시점에 맞춰 국가별·업종별 투자 비중을 다시 맞추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그동안 많이 오른 한국 비중을 줄이는 물량이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시기 증권가에서는 "펀더멘털이 나빠진 게 아니라 포지션 조정일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2) 실적 발표 후 차익 실현('셀온')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그런데도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습니다. 이미 좋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먼저 반영돼 있었던 데다, "발표 나온 김에 이익 실현하자"는 매물이 쏟아진 겁니다. 이 과정에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일시 정지)까지 발동됐었습니다.


3) 국민연금발 '공포' 심리 

국민연금이 실제로 대규모 매도에 나선 건 아니었지만, "연기금 비중 조정으로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동안 '연기금이 계속 사줄 것'이라는 믿음이 상승의 버팀목이었던 만큼, 이 믿음이 흔들리자 실제 매도 규모와 상관없이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4) 레버리지 ETF의 역풍 

오를 때 상승폭을 두 배로 키워주던 레버리지 상품이, 내릴 때는 하락폭도 그대로 두 배로 키웠습니다. 지수가 약세로 돌아서자 레버리지 상품에서 반대매매·손절 물량이 쏟아지며 낙폭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나타났고, 3주 만에 관련 종목 주가가 30% 가까이 빠지는 급락장이 연출됐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보완책 마련을 지시할 정도로 이 부분이 이번 하락의 '증폭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5) 중동 정세와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 미국의 재공습 소식이 나올 때마다 국내외 증시 전반이 흔들렸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의 제품가 인상 소식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번지며 반도체 대형주 위주로 추가 매도세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하락은 어느 한 가지 '치명적인 악재' 때문이라기보다, 원래도 불안정했던 상승 구조(리밸런싱 부담, 레버리지 상품, 연기금 의존) 위에 실적·지정학 이슈가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낙폭이 커지게진 경우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거품일까, 성장 가능성이 남았을까


증권가 시각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조정론(성장 가능성 쪽)

이번 급락이 기업 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단기 수급(리밸런싱, 차익 실현)에 따른 되돌림이라고 보는 시각입니다. 반도체 수요 자체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게 근거입니다.


거품론(경계 쪽) 

국민연금이 인위적으로 지수를 떠받쳐온 측면이 있고, 레버리지 상품 때문에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진 상태라 추가 조정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코스피 투자자라면 지금 뭘 봐야 할까


정답을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아래 세 가지를 체크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 정부의 레버리지 ETF 보완책: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의 규제가 나오는지
  2.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 수요 둔화 우려가 실제 숫자로 확인되는지
  3. 중동 정세: 확전되는지, 진정 국면으로 가는지

이 세 가지 방향에 따라 코스피가 다시 반등할지, 추가로 더 떨어질지 갈릴 가능성이 있을지 두고 봐야 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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